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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을 출판하다
당시로는 늦은 나이인 대학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1998년 군 입대를 준비하면서 많은 부분이 두렵고 궁금했다. 어떻게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CCC에서 훈련받은 대로 ‘제자화의 삶’을 이룰 수 있을지 많은 것이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조언을 해줄 선배도 없었고, 관련된 책자나 글도 찾기 어려웠다. 내가 필요로 하는 도움이 없다면, 내가 스스로 그런 도움이 되어보자고 생각했다. 2년간의 복무 자체를 ‘군 입대를 준비하는 청년’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관찰하고,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입대했다. 2002년 1년간 중국으로 자비량선교훈련을 떠나서 만났던 선교사님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듣고, 출판을 통한 인세후원을 떠올렸다. 수많은 출판사에서 거절당하고 거의 포기할 즈음 CCC홍보출판부 김철영 목사님의 지원으로 2004년 『군 입대를 준비하는 청년에게 』(이레닷컴)이 출간되었다. 내게 첫 책이자 사회적 목표를 연결해 출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다준 전환적인 사건이었다. 
 

‘마의 3권’을 넘어서며
첫 책은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냈지만 과연 이 분야에 뛰어들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3권의 책’이란 시험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첫째 권이야 어떻게 하다보니 나왔다 해도 2권, 3권까지 출간할 수 있다면 이건 ‘하나님의 긍정 신호’라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3년간의 노력 끝에 2007년 『우리는 실크로드로 간다』(공저/삼호미디어)와 『한국리더십학교 희망이야기』(공저/쿰란출판사)를 각각 기획·출간했다. 어느 정도 자신이 들었다. 직업 출판인은 아니지만, 내 고유 직업을 유지하면서도 출판기획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해보리라 결심하게 됐다. 그 뒤 석사논문을 대중서로 전환한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유엔사무총장 』(살림)과 운영진으로 있는 온라인카페의 운영진끼리 쓴 『한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 성공하라 』(공저/살림)도 기획·출간했다. 보다 다양한 영역을 실험하고자 외서기획·번역에도 도전해 2008년에는『SOS! 지구마을 구출작전』(공역/살림Friends)을 아내와 함께 진행했다. 2009년에는 유엔에 대한 소개와 진출전략 등을 담은 『도전하는 젊은이를 위한 UN핸드북(가칭)』(럭스미디어)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교양만화 『Exit Wounds(가칭) 』(번역/휴머니스트) 등 5권의 책이 출간 또는 계약예정이다. 2010년부터는 기획가, 번역가, 저술가의 영역에서 발전하여 발행인(사회적 출판기획가)으로의 도전도 시작할 것이다.

Lessons Learned
기획, 번역, 저술 등 다양한 출판영역을 실험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첫째,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요즘 뜨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그런 흐름을 반영한다. 나는 출판컨설턴트 활동을 진행하면서 ‘1인 미디어’로서의 역량을 개개인이 발휘하도록 돕고 있다. 둘째, 출판의 사회적 영향력을 경험하면서 ‘출판과 사회적 문제의 연결’이 가능하겠다고 느껴졌다. 두 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검증이 필요했다. 다행히 기회는 빨리 다가왔다. 유엔에서 매년 발행되는 「유엔새천년개발목표(MDGs) 보고서」가 있었다. 예전 유엔본부에서 인턴을 하면서 처음 봤던 이 문건을 보며 ‘왜 한국에서는 이런 문건이 소개(번역)되지 않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언론에서도 학교에서도 ‘MDGs'에 대한 언급은 많고 중요성에 대해 수없이 많은 논의들이 오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기본문건에 대한 번역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에서, 혹은 이에 관심을 가진 선배들이 해주길 기다리기 2년. ’내가 원하는 변화를 원한다면 네 스스로 그 변화가 되어라‘라는 간디의 말이 기억난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질렀다. 일단의 자원봉사자 그룹과 함께 번역을 하고, 밤을 새워가며 감수와 편집을 마쳤다. 약 500만원의 후원을 받아 찍었던 1쇄 3천부가 ‘반응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두 달 만에 다 소진되었다. 2009년 1월 다시 2쇄를 찍었다. 한국어판 보고서는 뉴욕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도 전달되면서 큰 반향을 얻었다.

소셜리싱(사회적 출판)으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적 출판’이 가능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회적 출판’을 통해 첫째 개인의 잠재력이 개발되고, 둘째 특정 사회문제에 대한 사회의식의 환기와 사회변화의 촉매 역할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약 13년간 잊고 있었던 ‘사회사업가’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다. 2009년 현재 ‘사회사업가’는 내게 ‘사회복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사회적 출판기획가’다. 이제 Edit-the-World(에딧더월드)란 사회적 출판기획공동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Posted by 단호비전